외국인 학생이 끝까지 못 익히는 ‘들/들이’ 복수형, 한국어 강사가 설명하는 사용 기준

저는 5년째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데, 중급 이상 학생들도 ‘들’과 ‘들이’에서 끝까지 헤매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지난주에는 토픽 5급 합격자가 “친구들이 많이 왔어”를 “친구들들이 많이 왔어”로 쓰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구조 자체를 잘못 이해한 것이었습니다.

본인이 실제 강의에서 자주 받는 질문 위주로, ‘들/들이’ 사용 기준을 한 번에 정리합니다.

‘들’은 복수 표지일까, 부사적 강조일까

한국어의 ‘들’은 영어 ‘-s’처럼 단순한 복수 표지가 아닙니다. 명사 뒤에 붙어 복수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부사나 동사 뒤에 붙어 ‘주어가 복수임’을 강조하는 기능도 함께 가집니다.

명사 뒤 ‘들’의 기본 용법

“학생들이 도서관에 갔다”처럼 명사 뒤에 붙는 ‘들’은 영어 학습자들이 직관적으로 받아들이는 형태입니다. 그러나 한국어는 복수 표지가 의무적이지 않아서 “학생이 다섯 명 왔다”처럼 수량 표현이 있을 때는 ‘들’을 잘 쓰지 않습니다.

부사 뒤 ‘들’은 왜 가능한가

“빨리들 와”, “어서들 들어가”처럼 부사 뒤에 ‘들’이 붙는 경우는 외국인 학생이 가장 당황하는 부분입니다. 본인이 처음 이 문장을 설명할 때 베트남 학생이 “부사도 복수가 됩니까”라고 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건 부사를 복수화하는 게 아니라, 생략된 주어가 복수임을 알리는 표지입니다.

‘들이’는 ‘들’+’이’의 단순 결합이 아니다

가장 큰 오해는 ‘들이’를 ‘들 + 이(조사)’로 분해해서 이해하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분리할 수 있지만, 발화 단계에서는 하나의 단위처럼 작동합니다. 그래서 “학생들들이”같은 중복 오류가 나오는 것입니다.

주격 조사 ‘이/가’와의 결합 규칙

받침 있는 명사 뒤에는 ‘들이’, 받침 없는 명사 뒤에는 ‘들가’로 쓰지 않습니다. 한국어 모어 화자에게 “친구들가 왔어”라고 하면 어색함을 즉시 느끼죠. 복수 표지 ‘들’ 뒤에는 거의 모든 경우 ‘이’가 결합되어 ‘들이’ 형태로 굳어졌습니다.

학습자 자주 하는 오류 유형 세 가지

저는 학생 답안지를 모아두고 패턴을 분석하는데, 가장 흔한 오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무생물 명사에 무조건 ‘들’을 붙이는 경우. “책상들이 정리되었다”는 문법적으로 가능하지만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둘째, 수량사와 함께 ‘들’을 쓰는 경우. “세 명의 학생들이”는 중복 표현입니다. 셋째, 외국인 학생 본인 모국어 영향으로 단수에 불필요하게 ‘들’을 붙이는 경우입니다.

실제 강의에서 쓰는 단계별 학습 순서

제가 5년간 시행착오를 거치며 정착시킨 순서는 1단계에서 사람 명사 + 들 + 이(가), 2단계에서 무생물 명사 + 들의 제약, 3단계에서 부사 + 들의 강조 용법, 4단계에서 동사 + 들의 명령문 형식, 마지막 5단계에서 생략된 주어 추정 연습으로 이어집니다. 이 순서로 8주 정도 가르치면 토픽 4급 학생 중 80% 가량이 자연스러운 발화를 만들어냅니다. 4단계까지는 문법 규칙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5단계는 한국어 화자의 직관에 가까워서, 본인이 의도적으로 드라마나 예능 클립을 활용해 노출 빈도를 늘리는 방식을 씁니다.

드라마 클립 활용 팁

가족 식사 장면이나 학교 교실 장면에서 “어서들 먹어”, “조용히들 해”같은 발화가 자주 나옵니다. 자막을 켜고 한 번, 끈 채로 한 번 듣게 한 뒤 누가 누구에게 한 말인지 추론하게 합니다.

쓰기 과제로 정착시키기

학생들에게 본인 친구들에게 단체 메시지를 한국어로 쓰는 과제를 내면 ‘들/들이’ 사용이 자연스러워집니다. “내일 다들 6시까지 와줘”처럼 실생활에서 자주 쓰는 문장에서 직관을 키울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들’을 안 쓰면 비문법적인가요?

아닙니다. 한국어는 문맥상 복수임이 명확하면 ‘들’을 생략하는 경우가 더 자연스럽습니다. “학생이 모두 도착했다”는 문법적으로 완벽한 문장입니다.

‘들이’와 ‘들도’는 어떻게 다른가요?

‘들이’는 주격 결합형, ‘들도’는 보조사 결합형입니다. “학생들이 왔다”는 단순 진술, “학생들도 왔다”는 다른 사람 외에 학생까지 왔음을 의미하는 추가 정보 표현입니다.

토픽 시험에 ‘들/들이’ 문제가 자주 나오나요?

직접적인 객관식 문제로는 드물지만, 쓰기 영역 채점 기준에 자연스러운 복수 표현이 포함됩니다. 본인이 채점 위원으로 참여했던 경험상 ‘들’ 남용은 감점 요소가 됩니다.

한국어의 ‘들/들이’는 단순한 복수 표지를 넘어선 화용론적 장치입니다. 규칙으로만 외우려 하지 말고, 실제 발화에서 누가 복수인지를 추적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시면 자연스러운 한국어 화자에 한 걸음 가까워집니다. 본인의 모국어와 비교하면서 차이점을 노트에 정리해두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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